폴 오스터와 처음 만난 건 고교 때였다. 우리의 첫 만남은 근사하게도, [우연의 음악]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후 [달의 궁전] [폐허의 도시] [신탁의 밤] [리바이어던] 그리고 대망의 [공중곡예사] 에 이르기까지 나는 쉴 새 없이 폴 오스터를 읽었다. (공중곡예사 앞에 '대망의'가 붙는 이유는, 내가 모든 폴 오스터 책 중에 이 책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를 본 게 분명한데 왜 이리 구구절절 폴 오스터 얘기를 하냐고? 실로 오랜만에, 이 작가로부터 폴 오스터를 처음 만났던 그 때의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이 만들어낸 삶의 갖가지 비극과 관계들 속에서, 작가는 드라마와 스릴러 등 여러 장르를 씨줄날줄로 넘나들며 치밀하게 테마를 펼쳐낸다. 가혹한 운명도 결국은 우연과 선택의 총체에 지나지 않음을, 시간과 행위는 결코 돌이킬 수 없음을, 그리하여 웃음을 터뜨리는 파국이든 체념이든, 그 모든 운명을 인간은 결국 제 어깨에 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이 두 권 더 남았다는 게 꽤 기쁘다 :D
[도서]
빅 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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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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