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P모 씨는 일본 영화를 참 싫어하는데, [남극의 쉐프] 역시도 혹평 대상이었다.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다. 일본 영화의 갈등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너무 시시하고 작아서 '아니 뭐 이런 쪼잔한 걸 갖고 영화까지 만들어' 소리 나오기 딱 좋달까;; 이 나라 영화는 굉장히 단순하고 작은 테마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면이 있는데, 남극의 쉐프도 딱 그렇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힘이 나잖아요?" 이걸로 테마 설명 끝. 펭귄도 북극곰도 없는 남극의 돔 기지 생활 역시 사실은 '맛있는 것을 먹으면 힘이 나잖아요?' 라는 말을 하기 위한 배경에 불과할 정도니 말 다했지 뭐. / 8명이서 1년 반을 함께 살며 남극 관찰을 해야 하는 아저씨들에게 있어 유일한 낙은 쉐프가 만들어주는 밥 뿐인데, 이 쉐프님 참 대단하시다! 라면이 없으면 삶의 의미도 없다는 대원을 위해 간수도 직접 만들어 라면 끓여주시고, 힘없는 대장이 '먹고 싶은거... 고기?' 라고 말하자 고기에 불붙여 스테이크 만들어주시고, 남극에 해가 뜨지 않는 날이 시작되자 음악 틀고 와인 곁들여 전체에 푸아그라까지 내어주신다. 춥고 외로운 남극, 대원들을 감싸주는 쉐프의 요리에선 그 정성 때문인지 늘 온기가 느껴진다.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있잖아. 난 남극에 뭐 먹으러 온 게 아니거든;;;" 이 대사처럼, 전반적으로 귀여운 느낌의 영화. 무척 좋아하는 배우인 사카이 아저씨의 부드러운 인상도 영화의 따스함에 한몫했다는 느낌이다. 제일 유쾌한 장면은 역시 왕새우로 튀김을 만들어 모두의 앞에 내어주는 씬.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영화]
남극의 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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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타 슈이치 |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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