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선배의 최고 절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최고 절친인 선배가 있다. 시간이 꽤 흘러 지금은 취향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오래 전에 그 선배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가 본인 감성에 가장 맞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아마 '8월의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를 보고 했던 말같다. 나에게는 영화를 제대로 평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전문적인 얘기는 할 수 없다. 그저 이 영화도 많은 사람에게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 아름다운 영화라는게 나의 감상평의 전부이다. 단 한문장밖에 안되는 그 감상평을 쓰면서 기분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사랑이란 말을 하기에도 겸연적은 나이가 되어버려서일까? 영화는 내 감상평이 아니더라도 누가 봐도 아름답다. 느낌도 아릅답고, 배경도 아름답고, 가슴 아픈 스토리도 아름답다. 남여주인공의 뛰어난 비주얼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영화 속 주인공같은 행운을 만나게 될까? 그게 행운일지 불행일지, 그것부터 떠올리게 하는 나이 든 사람의 답답한 감성이 애처럽다.
[영화]
호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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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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