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반부의 정갈한 집은, 터질듯한 모순을 아슬아슬하게 봉합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의 어지러운 집은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드뷔시의 피아노곡. 영화 전체가 드뷔시의 그 곡을 닮아 있다. 잔잔하지만 이상하게 묵직한 감동을 준다. 이 여운은 왠지 오래 갈 것 같다.
배구화님이 언급하신 <도쿄 소나타>가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였다니, 깜짝. 이 분의 써늘한 영화들을 매우 좋아하서 제법 찾아 봐왔는데.. 음? 장르가 가족영화?라니?? (따스한 가족영화는 아니라고도 하지만.) 2001년 JIFF에서 뵌 구로사와 선생 왈, 물론 이제는 많이 식상한 이야기지만, "요즘은 화면에 무엇을 넣어야 할지가 아닌 무엇을 덜어낼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하셨으매, 7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어떤 프레임과 어떤 시각으로 가족을 다루셨을지, 느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