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가 생겼습니다 까만눈에 온몸에 보드라운 털이 송송난 그녀의 이름은 길남입니다. 낯선 세상을 조심스럽게 두리번거리듯 걸어다니지만 항상 흰양말을 고집합니다. 좋은 가정에서 자랐을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 일이 있어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한참 찾았더랬습니다. 길남은 오늘 이 집에서 첫날이고 저는 보름쯤 되었을 겁니다. 옷들이 걸려있는 방 거울 뒤에 숨어서 빼꼼 얼굴만 내밀고 있는데 겁이 많은가 봅니다. 두려움이 얼굴에 가득해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선배의 호출로 배부른 치킨집에서 또 맥주를 마셨습니다. 거울 뒤에 숨은 길남의 표정을 떠올리며. 호젓한 밤길을 돌아오다가 그래도 우린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에 혼자 살던 세입자는 조금 들떴습니다.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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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도 잇신 |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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