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이번에도 역시 앉은 자리에서 소설 읽듯 다 읽었다. 역사서를 이렇게나 흥미진진하게 본인의 '스타일'로 써내리는 것도 흔치 않은 재능임에 분명해.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언제나 본인 타입의 남자에 버닝하는;; 이 작가 특유의 스타일에 비적비적 실소가 새는 것도 사실이다. 사료가 충분치 않은 인물에 대한 논할 때 그에 대한 '외적 묘사'를 근거로 평가를 내기도 하고, 좋아하는 인물에 대해 논할 땐 템포가 빨라지면서 전개가 늘어지기도 하며, 장수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매력'을 꼽기도 하는데- 이건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이긴 하겠다. / 이번 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3권에서도 제대로 활약해 줄 야심만만 살라딘이 아니라, 나병으로 썩어 문드러지는 몸을 이끌고서도 자신의 왕국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웠던 '문둥이 왕' 보두앵 4세다. 이미 소년 시절에 자신의 병을 인지했으면서도, 부단히 노력해 밖으로는 왕국의 안전과 돌아버릴 것 같이 속썩이는 누이 그리고 부하들을, 안으로는 무너져내리는 자신의 육체를 홀로 감당해야 했을 어린 왕. 병이 외모를 깎아먹자 은가면을 써서 얼굴을 가렸고, 전쟁터에 선 육신을 감당하지 못하자 안장에 몸을 묶고 전장의 선두에 섰다. 이게 진실이라면, 실로 이런 리더가 나타났을 때 감동하지 않는 팔로워들은 없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성공한 지도자의 요건으로 역량, 운, 그리고 시대가 필요로 하는 자질을 들었다는데. 보두앵 4세에게 부족했던 건 운이었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 시오노 나나미 여사가 제대로 된 타이밍에 제대로 된 문장으로 2권을 끊어준지라 3권도 즐겁게 기다릴 듯.
[도서]
십자군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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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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