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말한다. 영웅의 자손이 다시 세계를 구할 영웅이 된다는 것, 이 얼마나 불편한 영웅주의 또는 혈통 중심주의냐고. 맞다. 왜 영웅의 자손에게만 다시 영웅이 될 기회가 주어지는지. 왜 평범한 핏줄은 아무리 노력해도 영웅이 될 수 없는지. 그러므로 로크의 소환사 소리온이 왕자 아렌에게 가지는 질투심은 당연하고 또한 정당해 보인다. //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내가 영웅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축복이자 위안 거리가 아닌가? 굳이 내가 아니라도 나 대신 이 세상을 구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이 추운 날 내가 바깥에서 떨지 않아도, 위기에 빠진 세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TV를 보며 편안하게 시시덕거리고 있어도 이 순간 영웅이 조용하고도 치열하게 일을 처리해 준다는 것. 나 대신 고뇌해 주기도 하잖아. 고맙게도 말이지... //
정치라는 것도 이와 비슷할까? 모르겠다.
[도서]
머나먼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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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K. 르귄 |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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