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취향이란 그 자체로 생명이 있는 듯 보인다. 왜 하필이면 그걸 좋아하는지, 그걸 끔직히도 싫어하는지, 그거 없으면 죽을 것 같더니 하루 아침에 이것 없으면 못 산다고 야단법석인지 답이 없다. 타인의 취향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살살 꼬이기 쉬운 것들도 있다. 이를 테면 맛있는 것은 어떻게든 먹여보면 되고, 멋진 옷이나 화장품은 입혀보고 발라주면 된다. 물론 한 번 해보도록 하기가 힘들겠지만 확률은 반반이다. 그렇게 자꾸 반복하면 어쩌면 취향이 바뀔 지도 모른다,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런 논리가 안 통하는 것이 있다. 바로 책이다. 책은 일단 '해' 보기가 애매하다. 글자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책 한 권을 다 읽어보라고 할 수가 없다. 책은 끝까지 다 읽지 않으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질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책 읽으라고 잘 말하지 않는다. 말해봐야 꼰대 소리만 듣는다. 정말 책을 좋아해서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면 모를까. 출판사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그런 점에서 참 안타깝다. 이 책, 정말 좋지만 남에게 권해줄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감동과 아픔과 인간의 '선함'에 대해서 어떤 말이나 글로 남을 설득해 지갑을 열어 이 책을 사게 할지 모르겠다. 이 책은 재미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감동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이 책에는 순수한 악도, 순수한 선도, 순수한 유머도 다 들어 있다. 작품 속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부터 일어난 우연같은 사건 하나하나가 약속이라도 하듯 필연적인 하나의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그 모든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과정을 읽고 있으면 정말 대단한 소설이구나 새삼 감탄하게 된다. 아! 책을 덮었을 때의 느낌을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길 가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막 털어놓고 싶지만 결코 말이 되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도서]
치명적인 은총
|
루이즈 페니 | 2012년
|
자세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