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10여년간 여름만 되면 빼놓지 않고 (띄엄띄엄이라도) 보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그것은 건달 중년과 결손 소년의 고품격 로드무비 기쿠지로의 여름! 뭐랄까 기타노 다케시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성찰적인 영화를 꼽자면
키즈리턴으로 보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소나티네가 아닐까 하는 연장선상에서, 가장 솔직한 영화를 꼽자면
모두 하고 있습니까보다는 이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이 아닐까 한다. 다케시의 캐릭터들이 그렇게도 눈 하나 깜빡 안하고 총질을 해대고, 젓가락으로 눈을 쑤시며, 사시미로 배를 가르고, 심지어 웃음을 베어문채 자기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는 그 이유가 사실은
이런 여름을 한번도 못가져서가 아닐까. 그러니 어떻게 보면 여행길 내내 끊임없이 위로하고자 하는 이 투박하고 수줍은 소년이야말로 기타노 다케시가 필사적으로 숨겨둔 순결한 마음의 물화된 모습일지도 모른다. 역설로 가득찬 알레고리의 뭉클한
개그콤비, 내년에 또 만나요.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
기타노 다케시 | 1999년
|
자세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