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안에 끝내려고 열심히 달렸는데(애초에 열심히 달려선 안되는 책이었다), 이제 아이다호 카운티에 있는 작은마을 화이트 버드에 우두커니 섰다. 미네소타 주 트윈시티에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까지 17일간의 모터사이클 여행 일정이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페이지 분량으로 짐작컨대 2/3정도 온 것 같다.(p513) 과거의 자신이 파이드로스이고,아들 크리스가 또 하나의 파이드로스임을 비로소 알게되는 깨달음.(줄거리 소설이 아닌지라, 읽어봐야 안다. 이 한 줄로 요약하는 것은 정말이지 예의가 아니다.) 문학과 철학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럴 경우 대개는 계몽문학이거나 개똥철학일 가능성이 높고, 이를 눈치 챈 순간, 나같이 참을성없는 독자는 일찌감치 집어치우고 말 것이다. 추상화된 삶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삶으로 철학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어려운 일이다!)은 오로지 작가의 힘인듯. 유클리드 기하학, 고대 희랍 철학, 흄과 칸트의 철학, [도덕경], 온갖 지성사의 이슈들이, 말하자면 난무하는데... 전혀 모르면서 읽히기도 하고 알고 있던 부분이 막히기도 하는 신기한 경험의 연속이다. 자신을 똑바로 향한 시선을 오랫동안 떨구지 않고 삶의 '질'을 찾아 기나긴 사색을 떠나야한다면 이만한 책 찾기 어려울 듯하다. 아주 천천히 '기나기인' 시간을 투자할 마음은 단단히 먹어둬야 겠다. 그러니 나는 너무 빨리 달려왔다. 이쯤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건 아닐까? 한 페이지 넘길때마다 드는 생각. (아래 포스팅에 잇대자면, 나는 보란듯이 정복당한 셈이다. ==)
[도서]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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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M. 피어시그 |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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