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이 살해당하고 20일 후, 박정희가 살해됐다. 살아남은 책은 3백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박사월'이라는 필명으로 책을 집필한 김경재의 재주도 이 회고록(본인은 참회록이라 불렀던)을 단순한 '야사'로만 폄하할 수 없게 만드는데 큰 몫을 했다.(고 본다 나는...) 혁명은 목숨을 건 사람들이 있어야 일어날 수 있으나, 비겁한 사람들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419 이후 무주공산에 깃발을 꽂기 위해 그들은 목숨을 걸었고, 기회주의자들은 그들을 충분히 도왔고, 대한민국은 그 후로 오랫동안 합법적인 폭력 단체로서의 국가의 본분을 '과도하게' 수행했다. 걸러 읽는 수고로움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며칠 밤을 지새우면서라도 끝까지 읽지 않고는 못배기리라는 김형욱의 장담은 맞았다.